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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레드 웨이브’ 미풍
극우 상당수 낙선… 책임론 대두
상원 접전속 의회권력 균형 전망
선전한 바이든은 재선가도 숨통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레드 웨이브(공화당 물결)’가 거세게 일 것이란 애초 예상이 빗나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론이 대두된다. 선거 직전엔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야당 공화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란 예측이 강했으나 결과적으로 ‘트럼프 견제 심리’ 발동에 따른 민주당 결집 현상이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CNN은 10일 새벽 1시(미 동부시간) 기준 하원에서 민주당이 191석, 공화당이 209석, 상원에서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9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218석을 얻으면 다수당이 되는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10여 석 차로 4년 만에 탈환에 성공할 전망이나 상원은 양당이 초박빙 접전 중이다. 상원의 남은 3석은 애리조나와 네바다, 조지아주인데 애리조나는 민주당, 네바다는 공화당이 현재 이기는 상황이다. 남은 1석인 조지아주는 99% 개표 기준 민주당 라파엘 워녹 현 상원의원의 득표율이 49.2%, 공화당 허셜 워커 후보는 48.7%여서 결선투표가 불가피하다. 조지아주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한다.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에서 현재 득표율대로 결과가 확정된다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수는 각각 49석과 50석이므로, 내달 6일 치러질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상원 구도가 확정될 전망이다. 이번 1차 투표 때처럼 민주당이 이긴다면 양당이 각각 50석씩 양분하나 당연직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므로 지금처럼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게 된다. 하원은 공화당, 상원은 민주당으로 의회 권력이 균형을 맞출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이번 선거는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성격이어서 대선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진두지휘했다.
공화당이 돌풍이 아닌 미풍에 그치면서 오는 15일 대선 출마 공식화를 예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돈 볼덕(상원·뉴햄프셔) 등 ‘친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극우 후보 상당수가 이번 선거에서 줄줄이 낙선하기도 했다. 한 공화당 관계자는 “오늘 밤 성과는 더 나았어야 했다. 차기 대선 후보로 다시 트럼프가 지명되고, 외연 확장이 아니라 상대 응징에 초점을 맞춘다면 공화당은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반면 대통령 집권 2년 차에 치러져 매번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리는 중간선거에서 인플레이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가도에 숨통이 틜 전망이다.
NBC는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언했던 레드 웨이브를 일으키는 데에 실패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는 약화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의회 습격 등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 트럼프를 견제한다는 심리 외에 낙태권 이슈도 민주당 결집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인정 판결을 폐기하자 낙태권 문제는 중간선거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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