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 러시아産 원유 밀수출 통로 된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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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0818526?sid=104
미국과 유럽의 금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가 원산지 세탁과 ‘해상 옮겨싣기’ 등 교묘한 방법으로 전 세계에 수출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와 청정공기 연구센터’(CREA),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최신 자료와 에너지 관련 주요 해상 물류 기록 등을 분석해 러시아산 원유가 인도 정유업체의 원산지 세탁을 거쳐 미국 등으로 수출된 정황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원산지 세탁 등의 갖은 방법을 동원해 제재를 피하며 원유 수출을 이어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사실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인도 정유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많이 저렴해진 러시아 우랄유를 대거 사들였고, 이를 정제유로 둔갑시켜 서방의 제재를 뚫고 수출을 감행했다.
러시아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우랄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73.24달러로, 같은 기간 국제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런던 브렌트유 평균가보다 32% 저렴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우랄유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는 배럴당 34.45달러였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최근 크게 늘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하루 3만 배럴에 불과했던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최근 80만 배럴까지 급증했다. 특히 인도 최대 석유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지난달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7배나 늘었다.인도의 정제유 수출량도 크게 늘었다.
특히 제재 강도가 거센 미국으로의 수출량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분기 기준 43% 늘었고, 유럽은 33% 증가했다. WSJ에 따르면 릴라이언스가 전세 낸 한 유조선은 고급합성 휘발유인 알킬레이트를 싣고 4월 21일 목적지 없이 시카항에서 출항했고,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화물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CREA는 “릴라이언스가 할인된 값에 구매한 러시아산 원유를 정제한 뒤, 이를 원유 현물(단기 계약) 시장을 통해 미국 등 서방 바이어들에게 내다 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이란 등이 활용해온 해상 환적 수법도 동원되고 있다. WSJ는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젠 1호’라는 유조선이 지난주 서아프리카 해상에서 초대형 유조선 ‘로렌 2호’와 접촉, 해상에서 원유를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로렌 2호는 이후 지브롤터를 거쳐 중국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선박 정보 기업 윈드워드는 WSJ에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선박들이 선박 위치를 알리는 위치정보서비스(GSP) 장치를 끄고 항해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며 해상 환적 등의 불법 행위가 만연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인도가 러시아에 이처럼 의존적 관계를 갖게 된 것에 1차적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인도와 러시아의 협력은 1940년대부터 강화되기 시작했으며 특히 1970년대 구소련은 인도가 파키스탄과의 전쟁에서 인도의 승리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관심으로부터 인도가 소외돼 주변국들에 위협 받고 있을때 유일한 파트너가 러시아였다는 얘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직접 인도 뉴델리를 찾아가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남을 갖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와 인도는 군사 및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또 향후 10년간 새로운 방위 협정을 맺기로 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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