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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성북구 어린이전문병원 우리아이들병원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병원 제공]](http://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2304/05/joongang/20230405173642801rqjl.jpg)
5일 서울 성북구 어린이전문병원 우리아이들병원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병원 제공]
“처음엔 목이 좀 아프고 까끌까끌한 정도였는데 며칠 뒤엔 숨이 넘어갈 정도로 기침이 나와 견디기가 어렵더라고요” 직장인 이모(28·서울 동작구)씨는 지난 3일 기침에 더해 몸살 증상까지 나타나자 회사에 연차를 내고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연히 줄어든 만큼 대기 시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병원에는 어린아이부터 직장인, 노인들까지 약 20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병원 밖까지 늘어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 가까이 대기한 끝에 진료받은 이씨는 급성 후두염을 동반한 감기 진단을 받았다. 코로나19와 독감 검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그는 “여태 코로나도 안 걸렸는데 목감기라니 의아하다”라며 “당분간 마스크를 다시 쓰고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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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후통·기침 호소하는 호흡기 환자 급증

5일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진료 등록을 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대로 떨어지며 유행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잠잠하던 급성호흡기감염증(감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들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초·중·고교 개학 등 본격적인 일상회복 국면이 시작되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주춤했던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하면서다.
5일 서울 중구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만난 간호사 김모씨는 “하루에 80~90명 정도의 환자가 왔었는데 3월 중순부터 확 늘어났다. 지난 월요일엔 평소 두 배 되는 150명이 다녀갔다”라며 “대부분 인후통과 기침을 호소하는 호흡기 환자”라고 말했다.
실제 질병관리청의 ‘급성호흡기감염증’ 표본감시 통계 건수를 보면 개학이 시작된 9주차 802건을 시작으로 10주차 973건, 11주차 1135건, 12주차 1493건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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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마스크 쓰며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 차단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벗은 시민의 모습. 뉴스1
현장에선 팬데믹이 창궐하던 지난 3년간 찾아볼 수 없었던 규모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구로구의 어린이전문병원 우리아이들병원에서 근무하는 정성관 이사장은 “코로나19 환자를 제외하면 최근 4년 중 호흡기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 특정 바이러스가 아니라 아데노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리노 바이러스 등 다양한 호흡기감염병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 수치인 12주차를 기준으로 과거 급성호흡기감염증 발생 건수를 비교해보면 2022년 131건, 2021년 240건, 2020년 169건으로 지금과 최대 11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1055건, 2018년 1457건과 유사한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인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그간 마스크 덕분에 다른 호흡기감염병에 안 시달리고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마스크를 벗고 각종 방역을 푸니까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특히 보통은 여러 바이러스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면역력을 길렀어야 했는데 3년간 강화된 방역수칙으로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감염이 더 쉽게 일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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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습도 40% 이상 유지해야”
일각에선 예전보다 환자들의 증상이 더 악화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중구의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요즘 호흡기감염병에 걸린 환자들을 보면 위산 역류 증상이 더 빈번하게 발견되거나 비염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잦다”라며 “코로나19 후유증과 합쳐져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일상회복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며 “대부분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며 면역을 얻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예방책으로 기본적인 위생수칙 준수와 함께 습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내가 건조하면 호흡기 바이러스에 더 잘 감염이 된다”라며 “여름이 되기 전까지 실내 습도를 4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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