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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북한이 유럽 연구소와의 '과학 협력'을 통해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발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북한 과학자들이 어떻게 감시망을 피해 선진국 과학자들과 교류했는지를 보여준다.
북한이 무기금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들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는 정황도 여럿 포착됐다.
北과학자들, 독일 연구소와 9개 논문…'군사 적용 가능'
이번 보고서는 북한 과학자들이 독일 막스보른 연구소와 함께 지난 2017년부터 9건의 학술 논문을 공저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를 인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성진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와 북한 국가과학원 소속 김광현 박사가 지난 2008∼2012년 사이 일정 기간 막스보른 연구소에 몸담은 뒤 이후에도 이 연구소 학자들과 협력을 이어갔다.
비선형광학을 연구하는 임 교수는 저명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실은 이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김일성대 소속의 다른 북한 과학자 7명도 9건의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 회원국은 전문가패널에 북한 과학자들이 참여한 9건의 공동 연구가 "첨단 광학센서, 광통신, 위성간 통신, 감시 및 정찰, 군사 특수목적 통신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는 기본 이론"이라며 이는 바세나르 협약에 의해 제한되는 민군 이중 용도 물자에 대한 기술 연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막스보른 연구소 측은 패널의 질의에 "이들 연구 결과에서 이중 용도 가능성으로 인식되는 것은 없다"며 "군사와 관련한 어떠한 연구에도 관여하지 않았고, 군사적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과도 협력한 적 없다"고 답변했다.
스웨덴 연구소에서 430만원 월급받은 北연구자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연루된 무형의 기술 이전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평양과학기술대학과 외국 대학들 간의 연계를 살펴보다 스웨덴의 한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북한 연구자들이 또 다른 스웨덴 연구소에 취업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 2020년 박사 과정을 졸업한 한 북한 연구자를 4월 실험실 테크니션으로 채용했고, 2021년 8월에는 박사후 연구원으로 정식 고용했다.
북한 연구자가 스웨덴 연구소에서 받는 월급은 3만4천 스웨덴 크로나(약 430만원)라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이처럼 돈을 주고 북한 국적자를 고용하는 것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해외노동자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패널은 지적했다.
무기금수 비웃는 北…아프리카에 군용 무선장비 등 계속 수출
북한이 무기금수 제재를 무시하고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 계속 군사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북한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콤은 군용 무전기와 전장 레이더 및 소프트웨어 제어시스템을 계속 판촉하면서 신제품군을 늘렸다고 전문가패널은 밝혔다.
한 회원국에 따르면 글로콤은 지난해 6월 에티오피아 국방부로 두 차례 무선장비를 수출했다.
같은 해 11월5일 에티오피아 현지 언론은 에티오피아 방위군 총참모장이 글로콤의 무선통신장비로 보이는 기기를 사용하는 사진을 실었다.
에티오피아 당국은 패널의 질의에 답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패널은 안보리 결의상 금지된 북한과 다른 나라들의 소형무기 및 경화기 밀거래 의혹도 조사 중이다.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북한은 키프로스, 엘살바도르, 피지, 니제르, 필리핀, 트리니다드토바고와 2015∼2020년 '무기와 관련 물질'로 간주되는 물자를 거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키프로스, 엘살바도르,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북한과 거래한 물자 명세가 잘못 기재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나머지 국가들은 패널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또 지난 2005년부터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북한 사업가 리철남이 무기 밀매에 관여하고 다이아몬드와 금 거래를 중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 회원국 정보도 보고서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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